Dec 21, 2012

[작업기] #12. 월요병 (Good Night) (feat. 남주희 of Chic)




Produced by Kimparkchella
Lyrics by Jerry.k
Vocal composed by Kimparkchella
Vocal arranged and performed by 남주희
Recorded by R-est at J2 Studio

- ‘월요병이라는 테마는, 회사에 다니던 시절, 언젠간 반드시 쓰고 말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메모장에 늘 적어 놓았던 주제이다. 사실 흔한 주제이긴 하지만, 내가 쓰면 다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 어느 날 밤, ‘월요병을 주제로 가사가 나오기 시작해서,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완성이 되었다. Baby Bash – Slide Over (feat. Miguel) 라는 곡(http://youtu.be/Bx1PAQvjcOo)의 인스트루멘털에 가녹음을 해놓고 보니, 이 곡은 김박첼라 형과 작업해야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Paloalto Nothing Lasts Forever (feat. Kush) 같은 곡을 들으며,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김박첼라형의 프로듀싱에 감탄하던 중이었기 때문. 첼라형에게 DM을 보내 놓았었는데, 며칠간 답이 없다가 뒤늦게 작업실로 한 번 찾아오라는 답이 왔던 게 기억난다.
- 가녹음본의 아카펠라 파일을 보내놓고 며칠 뒤 찾아갔던 작업실에서, 첼라형은 기본적인 드럼 루프 위에 자신이 생각한 기타 라인을 연주해 줬다. 그 대략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이런 저런 주문을 던질 때마다, 첼라형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그걸 구현해줬고, 그래서 생각보다 빠르게 곡의 기본 틀이 나왔던 것 같다. 후에 첼라형이 Rock의 사운드를 도입하면서 조금 극적인 편곡을 해보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나는 적극 찬성했으며, 그 결과로 지금의 월요병이 탄생하였다.
- 후렴구의 멜로디는 첼라형이 만들었고, 내가 후렴의 가사를 붙이면서 제목을 ‘Good Night’으로 갈까? 라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아무래도 월요병의 느낌을 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영어제목 정도로 남겨두기로 했다. 참고로, 이번 앨범의 모든 한글제목에는 영문제목이 붙어있는데, 이는 연애담을 발표했을 당시, 외국 사이트 이곳저곳에서 한글제목의 표기를 다르게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난 경험에 의한 것이다.
- 이 곡에는 매우 진한 여성보컬을 피쳐링으로 쓰고 싶어서, 피쳐링진을 선정하는데 있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남주희씨는 소울맨형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유튜브를 통해 주희씨의 팀인 Chic의 영상을 찾아보고 소름이 돋았었다. 어렵게 연락을 드렸는데 말도 안되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참여해 주신 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주희씨가 녹음 부스에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브릿지 이후의 애들립을 녹음할 때 부스 밖에서 나와 첼라형, 그리고 녹음 엔지니어로 수고해준 R-est 모두 감탄을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 최종 믹스를 하는 과정에서는 소리헤다가 많이 고생했다. 이 트랙의 관건은, Verse에서 나오는 sequencing된 느낌의 드럼과, 후렴에서 나오는 real 드럼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였는데, 소리헤다였기에 지금의 사운드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앨범을 통해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던 나는, 편곡이 진행되면서, ‘월요병을 타이틀로 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뮤직비디오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별 고민 없이 DJ Dopsh Rude Paper의 뮤비를 보며 주목하고 있던 Jay Factory 쪽에 연락을 했다. 예전과는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매우 직관적으로 내렸는데, 앨범제목, 타이틀곡, 프로듀서 섭외, 뮤직비디오 디렉터 섭외, 트랙리스팅, 쇼케이스 계획 등이 모두 별 고민 없이 결정한 것들이다. 이성에 따른 계산은 매우 제한된 근거만을 가지고 하게 되지만, 직관적 판단은 내 생의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하게 된다는, 희한한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Jay Factory는 몇 주간 수 차례 미팅을 하면서 내가 곡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히 캐치하려고 애썼고,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도 매우 열심히 해주었다. 그 결과로 지금의 월요병뮤직비디오가 탄생하였고, ‘뮤비 좋더라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살게 만들어주었다. Jay Factory의 뮤비 작업기는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kekero1013/30151011791
- CD가 나오고 나서, 앨범 커버아트를 작업해준 Tabaroki 형을 만나, 내 또래의 사람들이 내 음악을 더 많이 들어줬으면 해서 월요병을 만들었다고 설명해 드렸더니, ‘그건 잘 알겠지만, 이 노래는 너무 잔인해서 오히려 듣고 싶지 않아지기도 하더라는 답을 들었다. 돼지에게 너 돼지 돼지 돼지!!’라고 말하는 느낌이라나.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 그럼에도, 나는 일요일 밤마다 이 곡을 추천할 거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 진짜 행복이 시작된다고 믿으니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